PV5 카고를 받아든 순간 가장 먼저 드는 생각, "이 안에서 잘 수 있을까?" 아마 절반 이상의 오너가 같은 질문을 품고 있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격벽을 떼지 않아도 누워서 잠을 잘 수는 있습니다. 카고룸 길이 2,255mm, 폭 1,565mm, 높이 1,520mm — 성인 한 명이 대각선 없이 반듯하게 누울 수 있는 치수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잠자기'가 아니라 '생활'입니다. 격벽이 운전석과 카고룸을 완전히 분리하기 때문에, 에어컨과 히터 바람이 뒤로 넘어오지 않습니다. 여름엔 찜통, 겨울엔 냉동실이 되는 구조입니다.
격벽을 그대로 두면 비용은 최소 10만 원, 떼면 법적 절차와 함께 100만 원 이상이 듭니다.
아래에서 격벽 유지 차박과 격벽 제거 개조, 두 갈래의 비용·법률·실제 후기를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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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PV5 카고 외장 전측면 — 간결하고 박시한 디자인 속에 4,420L의 적재 공간이 숨어 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Treeinkr)
격벽 그대로 두고 차박, 정말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카고룸은 철판 그대로이기 때문에 창문이 없고 단열재도 없습니다. 여기에 격벽이 에어컨·히터의 통로를 막고 있어, 냉난방 장치를 별도로 마련해야 합니다.
실제 오너 후기를 종합하면, 평탄화 매트(접이식 매트리스 포함)만 깔아도 1인 수면은 충분합니다. 카고룸 바닥이 419mm로 낮아 매트를 올려도 천장까지 여유가 있고, 양문형 테일게이트를 열면 환기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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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V5 카고 적재 공간 내부 — 격벽 뒤로 넓은 카고룸이 펼쳐진다 (출처: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Damian B Oh)
격벽 유지 상태에서 차박 비용은 얼마나 들까?
가장 저렴한 경로는 평탄화 매트만 구입하는 것입니다. 범용 접이식 매트리스 기준 7~15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여기에 기아 순정 액세서리인 카고룸 평탄화 플로어를 더하면, 리어 휠하우스 돌출부까지 평평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최대 적재 중량 500kg(분포 하중 기준)을 견디는 제품입니다.
한 단계 올리면 서원모터스 '컬러카고' 패키지가 있습니다. 천장·바닥·도어·러기지를 단열 소재로 감싸고, 요트식 바닥재·무드등까지 포함해 정가 480만 원, 프로모션가 350만 원(VAT 포함)에 판매 중입니다. 매트리스 키트(45만 원)와 데크 키트(50만 원)를 추가하면 약 450만 원 선에서 격벽을 유지한 채 '숙박 가능한' 공간이 완성됩니다.
냉난방은 별도입니다. 겨울에는 무시동 히터(에버스패커 D2 등)가 사실상 필수인데, 설치비 포함 80~150만 원 수준입니다. 여름에는 USB 선풍기와 환기 팬 조합이 일반적이고, V2L 220V 콘센트가 카고룸 측벽에 있으니 소형 써큘레이터도 돌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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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고룸 419mm 낮은 적재고와 플랫 플로어 — V2L 콘센트는 측벽에 위치해 차박 시 핵심 인프라가 된다 (출처: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Damian B Oh)
격벽을 제거하면 뭐가 달라지나?
가장 큰 변화는 냉난방입니다. 격벽을 떼면 운전석 에어컨·히터 바람이 카고룸까지 도달합니다. 무시동 히터 없이도 순정 히터만으로 겨울 차박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다만 71.2kWh 배터리를 히터로 쓰면 시간당 2~7kW가 소모되므로, 장시간 사용 시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드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이동 동선도 바뀝니다. 비 오는 날이나 좁은 주차장에서 운전석에서 뒤로 바로 넘어갈 수 있어, 테일게이트를 열지 않아도 됩니다. 하이루프 워크스루 사양에서는 이 구조가 기본 제공되지만, 일반 루프 카고에서는 격벽 제거가 유일한 방법입니다.
격벽 제거는 반드시 교통안전공단 구조변경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무단 제거 시 최대 100만 원 과태료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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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문형 테일게이트가 열린 PV5 카고 후면 — 넓은 개구폭(1,343mm)으로 차박 진입도 수월하다 (출처: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Treeinkr)
구조변경은 어떻게 진행하나?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첫째는 '이동사무실차(이동업무차)'로의 변경입니다. 격벽을 제거하고 간단한 내장재를 시공한 뒤, 교통안전공단에 구조변경을 신청합니다. 서류 수수료(검사비 포함)는 약 10만 원 이내이고, 시공비가 100~250만 원 선입니다. 이 경로는 화물차 등록을 유지하기 때문에 전기차 보조금 환수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둘째는 '캠핑카(특수차량)'로의 전환입니다. 침상 면적 1.7m × 0.5m 이상, 비상 탈출구 45cm × 55cm 이상, 물탱크 설치 시 오수 탱크까지 갖춰야 합니다. 비용은 시공 범위에 따라 600만 원에서 1,500만 원 이상까지 올라갑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 캠핑카로 용도가 바뀌면 전기차 보조금 일부 환수가 발생할 수 있고, 보험·세금 체계도 달라집니다.
비용 총정리 — 내 예산에 맞는 단계는?
차박 수준을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단순히 '누워서 자는 것'부터 '사계절 생활'까지, 비용 차이는 10배 이상 벌어집니다.
- 1단계 — 격벽 유지 + 평탄화 매트만: 10~20만 원. 주말 1박 수면용. 구조변경 불필요.
- 2단계 — 격벽 유지 + 데크·매트리스 세트(서원모터스 컬러카고 등): 90~450만 원. 단열·무드등 포함 시 쾌적도 상승.
- 3단계 — 격벽 유지 + 무시동 히터·환기팬 추가: 위 비용 + 80~150만 원. 겨울 차박 가능 수준.
- 4단계 — 격벽 제거 + 이동사무실차 구조변경: 100~250만 원. 순정 에어컨·히터 사용 가능, 보조금 유지.
- 5단계 — 격벽 제거 + 캠핑카 전환(침상·싱크대·취사설비): 600~1,500만 원 이상. 보조금 환수 가능성 있음.
대부분의 오너가 선택하는 구간은 2~4단계입니다. 격벽을 유지한 채 단열 패키지와 무시동 히터를 설치하거나, 격벽을 제거하고 이동사무실차로 변경해 순정 공조를 쓰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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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V5 카고 후측면 — 박시한 외관 덕분에 내부 공간 손실이 적고 차박 공간 확보에 유리하다 (출처: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Damian B Oh)
보조금은 안전한가?
PV5 카고는 화물차 등록 차량이라 패신저 대비 약 700만 원 더 많은 전기차 보조금을 받습니다. 문제는 구조변경 후 용도가 '캠핑카(특수차량)'로 바뀌면, 보조금 조건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동사무실차로 변경할 경우 화물차 등록이 유지되므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보조금 환수를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지역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으니, 구조변경 전에 반드시 관할 지자체 보조금 담당 부서에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전기차 보조금에는 8년 의무 운행 기간이 있습니다. 이 기간 안에 차량을 매각하면 잔여 기간에 비례해 보조금을 반납해야 하므로, 단기 소유 후 되파는 계획이라면 보조금 수령액을 미리 역산해 두는 게 좋습니다.
하이루프 모델을 기다려야 할까?
2026년 하반기 출시가 예고된 PV5 카고 하이루프는 실내 높이가 대폭 상승하여, 성인이 서서 이동할 수 있는 수준(약 1,800mm 이상)이 됩니다. 워크스루 사양이 기본 적용되어 운전석에서 카고룸으로의 이동도 가능합니다.
지금 일반 루프 모델을 사서 개조할지, 하이루프를 기다릴지는 '시간 대 비용'의 문제입니다. 하이루프가 나오면 격벽 제거·단열·높이 확보에 들어가는 비용 상당 부분을 절약할 수 있지만, 출시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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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전시된 PV5 카고 — 슬라이딩 도어 개구폭이 넓어 차박 장비 반입이 편리하다 (출처: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Treeinkr)
결론 — 차박 수준을 먼저 정하고 역산하자
PV5 카고는 격벽이 있어도 차박이 '불가능한' 차가 아닙니다. 다만 격벽 유무에 따라 쾌적도와 비용이 극단적으로 달라질 뿐입니다.
주말에 가끔 눕는 정도라면 매트 하나면 충분합니다. 사계절 차박을 꿈꾼다면 격벽 제거 후 이동사무실차 변경(200~300만 원)이 가성비 최선입니다. 완전한 캠핑카를 원한다면 1,000만 원 이상의 예산과 보조금 환수 리스크를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먼저 '나는 어디까지 할 것인가'를 정하세요. 예산은 그 뒤에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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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V5 카고 전면 — 비즈니스뿐 아니라 이동 사무실, 차박 베이스로의 확장 가능성을 품고 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Tree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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