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신형 티구안 R-Line 265마력, 왜 프리미엄 SUV처럼 달라졌을까?

티구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이미지는 ‘잘 만든 실용적인 SUV’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265PS 엔진을 얹은 신형 티구안 R-Line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성능만 세진 게 아니라 실내와 승차감, 주행 질감까지 이전보다 한 단계 위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실제로도 프리미엄 SUV에 가까워졌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충분히 그렇게 느낄 만합니다. 다만 좋아진 만큼 가격도 올라가면서, 이제는 ‘티구안 중 어떤 트림을 살까’보다 ‘이 돈이면 프리미엄 SUV가 낫지 않을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차가 됐습니다.

3세대 폭스바겐 티구안의 전면 디자인. 이전 세대보다 매끈하고 낮은 인상을 강조한다.
▲ 3세대 폭스바겐 티구안의 전면 디자인. 이전 세대보다 매끈하고 낮은 인상을 강조한다. (출처: Volkswagen Newsroom)

265PS가 바꾼 건 숫자보다 ‘여유’입니다

이번 해외 시승에 등장한 모델은 티구안 R-Line 2.0 TSI 4MOTION 265PS입니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최고출력 265PS, 최대토크 400Nm를 내고 7단 DSG와 4MOTION 사륜구동을 조합합니다.

항목 티구안 R-Line 2.0 TSI
엔진 2.0 TSI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 265PS
최대토크 400Nm
변속기 7단 DSG
구동 방식 4MOTION
0→62mph 5.9초

※ 영국 판매형 2.0 TSI R-Line 4MOTION 265PS 기준.

정지 상태에서 시속 약 100km까지 5.9초면 패밀리 SUV로서는 충분히 빠릅니다.

그런데 Autoblog가 약 300마일을 달린 뒤 특히 높게 평가한 부분은 제로백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도 고속도로 합류나 추월에서 힘이 부족하지 않았고, 엔진이 애써 속도를 끌어올리는 느낌도 적었다는 평가입니다.

빠른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힘을 덜 쓰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 여유가 차를 한층 고급스럽게 느끼게 만듭니다.


20인치 휠인데도 승차감이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출력만 높였다면 그냥 빠른 티구안으로 끝났을 겁니다.

이 차의 또 다른 핵심은 DCC Pro입니다. 두 개의 밸브를 사용하는 어댑티브 댐퍼와 차량 다이내믹스 매니저를 이용해 승차감과 차체 움직임을 조절합니다.

폭스바겐도 3세대 티구안을 처음 공개하면서 DCC Pro를 상위급 차량에서 가져온 기술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습니다.

시승차에는 20인치 휠이 들어갔지만 큰 휠 때문에 승차감이 무너지는 모습은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굽은 길에서는 4MOTION이 안정적인 접지감을 만들어냈고 차체 움직임도 비교적 차분하게 억제됐습니다.

그렇다고 골프 GTI처럼 운전 재미를 앞세우는 차는 아닙니다.

티구안답게 편한데, 필요할 때 훨씬 빠르고 안정적입니다. R-Line 265PS의 성격은 이 정도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20인치 휠과 스포티한 외장 구성을 갖춘 신형 티구안 R-Line.
20인치 휠과 스포티한 외장 구성을 갖춘 신형 티구안 R-Line.

실내가 좋아졌다는 말, 화면 하나 때문은 아닙니다

신형 티구안의 고급감을 가장 쉽게 체감할 부분은 실내입니다.

3세대는 MIB4 기반의 새로운 콕핏을 사용하고, 대형 인포테인먼트 화면과 디지털 계기판을 중심으로 실내 구성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이번 시승차에는 10.25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와 12.9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 3존 공조장치, 파노라마 선루프, 뒷좌석 슬라이딩 기능 등이 적용됐습니다.

여기에 가죽 컴포트 패키지가 추가되면서 앞좌석 통풍과 마사지, 전동 조절과 메모리 기능까지 갖췄습니다.

폭스바겐 공식 자료에서도 ergoActive 시트의 마사지 기능과 DCC Pro, HD 매트릭스 헤드램프처럼 기존 티구안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상위급 장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만 터치 중심의 공조 조작 방식은 여전히 취향을 탑니다. 실제 시승에서도 물리식 공조 버튼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실용적이니까 타는 실내’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제는 실내 자체가 티구안을 선택할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MIB4 기반 디지털 콕핏과 대형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적용한 3세대 티구안 실내.
▲ MIB4 기반 디지털 콕핏과 대형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적용한 3세대 티구안 실내. (출처: Volkswagen Newsroom)

그래도 티구안의 본업은 패밀리 SUV입니다

고급스러워졌다고 실용성을 버린 것도 아닙니다.

3세대 티구안의 차체 길이는 4,539mm로 이전 세대보다 약 30mm 늘어났고, 휠베이스는 2,680mm를 유지합니다.

그런데 일반 내연기관 계열의 트렁크 공간은 652리터로 37리터 커졌습니다. 차체 크기를 크게 불리지 않고 적재공간을 더 확보한 셈입니다.

뒷좌석은 앞뒤로 움직일 수 있고 등받이 각도도 조절됩니다. 시승에서도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 활용성은 강점으로 꼽혔습니다.

265PS라는 숫자가 눈길을 끌지만, 결국 이 차가 설득력 있는 이유는 빠르면서도 티구안의 실용성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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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고민은 265PS가 아니라 가격에서 시작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꽤 완성도 높은 SUV입니다. 문제는 가격표를 펼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2026년 7월 Autoblog가 시승한 영국형 R-Line 2.0 TSI 4MOTION 265PS의 기본 온로드 가격은 5만3,140파운드였습니다.

여기에 가죽 컴포트 패키지와 파노라마 루프, 윈터 패키지, 견인장치 등 옵션을 추가한 실제 시승차는 5만7,865파운드까지 올라갔습니다.

이쯤 되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티구안이 이렇게 좋아졌나?”에서 “이 가격에도 티구안을 선택할 것인가?”로 넘어가는 겁니다.

영국 시장에서는 BMW X3와 아우디 Q5, 메르세데스-벤츠 GLC, 볼보 XC60 같은 프리미엄 SUV가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으로 들어옵니다.

Auto Express 역시 최신 티구안의 장점으로 고급스러운 실내와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꼽으면서도, 높은 가격과 비싼 옵션을 단점으로 지적했습니다.

What Car?의 평가도 비슷합니다. 공간과 주행 완성도는 좋지만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프리미엄 브랜드와 가격 차이가 빠르게 줄어든다는 것이죠.


결국 이 티구안은 누구에게 맞을까?

R-Line 265PS는 가성비만 보고 고르는 티구안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적당한 출력과 실용성만 필요하다면 더 낮은 출력의 티구안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130PS와 150PS 가솔린부터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넉넉한 출력과 사륜구동, DCC Pro의 안정감, 높은 편의사양까지 한 번에 원하는 사람이라면 265PS R-Line의 존재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단, 이번에 평가된 차량은 영국 판매 사양입니다. 따라서 해외 가격과 세부 장비를 국내에서 과거 판매된 티구안에 그대로 대입해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신형 티구안의 가장 큰 변화는 265PS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평범하게 잘 만든 패밀리 SUV에서, 가격만 허락한다면 프리미엄 SUV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차로 올라섰다는 점입니다.

결국 구매 판단의 기준도 명확합니다. ‘폭스바겐인데 왜 이렇게 비싸지?’가 먼저 떠오른다면 상위 R-Line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브랜드보다 공간과 장비, 빠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주행 성격을 중요하게 본다면 이번 티구안은 이전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선택지입니다.


참고 출처

본 글은 2026년 8월 8일 기준 폭스바겐 공식 자료와 영국 판매 정보, 해외 전문 매체의 시승 평가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265PS R-Line의 가격과 세부 사양은 영국 판매 모델 기준이며 시장과 옵션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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